PARTS & LABOR: Constant Future (2011)

1. 02 Outnumbered.mp3
2. 03 Constant Future.mp3
3. 06 Pure Annihilation.mp3
4. 08 Echo Chamber.mp3
5. 11 Hurricane.mp3

1960년대부터 시작된 싸이키델릭 (psychedelic) 의 음악적 지류는 그 역사적 길이만큼이나 다양하면서도 복잡하게 얽혀있지만 여타 서브 장르들보다 끈질긴 생명력을 유지하면서 수많은 록 뮤지션의 음악적 기반이 되고 있다. 21세기의 미국 인디 록 씬에서도 60년대 말의 미국 싸이키델릭 록의 영향을 받은 밴드들이 제법 꾸준하게 등장하고 있는데, 2002년 뉴욕 브룩클린에서 결성된 4인조 밴드 PARTS & LABOR 역시 21세기 음악 트랜드에 정면으로 맞서는 신 싸이키델릭 (neo-psychedelic) 세력들 중 하나다. 이들은 브룩클린 힙스터들의 아지트나 다름없는 Studio B, SouthPaw 등의 록 클럽에서 오랫동안 정기적인 라이브를 벌여오면서 타주 지역이나 유럽에서 날아온 싸이키델릭 록 밴드들의 콘서트가 열릴때면 거의 단골로 오프닝을 설 정도로 뉴욕-브룩클린 등지에서는 싸이키델릭 록의 대표적 대줏대감 격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중견 밴드다.

이번에 3년간의 공백을 깨고 발매된 정규 앨범 [Constant Future]는 이들의 전매 특허인 싸이키델릭 기타/피드백과 강력한 파워의 드럼 & 베이스 리듬 파트 위에, 일렉트로팝에서부터 싸이키델릭 록까지 변화무쌍한 멜로디 라인으로 아우르는 키보드 플레이를 한 데 뒤섞어 '싸이키델릭' 의 구닥다리 이미지를 벗어내고 세련되고 깔끔한 네오 싸이키델릭 록 음악을 응축시켜 내었다.
 
이번 앨범은 특히 후반부로 갈수록 귀를 잡아끄는 트랙들을 많이 발견할 수 있다. 마치 '우리도 THE NATIONALS 나 ...AND YOU WILL KNOW US BY THE TRAIL OF DEAD 처럼 정통 싸이키델릭 톤을 트랜디하게 연주해낼 수 있다' 라고 시위를 하는 듯한 8번째 트랙 'echo chamber' 는 메틀 밴드 IRON MAIDEN을 연상시키는 육중하고 힘찬 베이스와 더블 드럼 킥의 난타에 아이러니하게 흘러대는 일렉트로팝 선율의 키보드 플레이가 묘한 팝적 흥겨움을 전해주며, 강력함과 고요함 사이에서 포크적 멜로디를 싸이키델릭 록으로 변성화시키는 데 탁월했던 과거 SPACEMEN 3의 능력을 PARTS & LABOR식으로 테스트해보는 'withoug a seed', 피드백 섞인 기타와 키보드가 마치 아일랜드 피들 포크송처럼 흥겹게 밀고 당기며 폭풍우처럼 난타하는 드럼 싸운드와 혼연일치가 되는 11번째 트랙 'hurricane' 등의 곡들도 앨범 후반부를 보석처럼 빛내주면서 초반부에서 잡아끌어 올렸던 싸이키델릭적 텐션을 앨범 후반부까지 일관적으로 유지시켜내는 역할을 하고 있다.

지금까지 PARTS & LABOR의 이름으로 나온 7장의 앨범을 들어보면 공통적인 특징을 발견할 수 있다. 어느 한 장 빠지지 않을 정도로 양질의 고감도 신세대 싸이키델릭 록 음악들로 가득차 있지만, 모든 앨범들이 비교적 또~~~~옥같은 음악적 네러티브와 어프로치, 프로듀싱 환경 하에서 녹음된 듯한 인상을 주기도 한다는 점이다. 이전 앨범들, 특히 최근 나온 두 장의 정규앨범 [Mapmaker (2007)], [Receivers (2008)]과 비교해봐도 이번 앨범은 특별히 진보하거나 퇴보하는 기미 없이 지극히 PARTS & LABOR 다운 작업 스타일과 취향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앨범에서도 변함없이 보여준 PARTS & LABOR만의 타이트하고 파워풀한 연주 유닛 하모니와 정통 싸이키델릭 음악의 트랜디한 해석력은 헐렁하기만 한 최근 신진 록 밴드들에게 분명 본보기가 될만한 것이다.

RATING: 79/100

written by Byungkwan Ch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