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REVIEWS/ALT & INDIE

SMITH WESTERNS: Dye It Blonde (2011)


미국 일리노이 출신의 젊은 4인조 인디 록 밴드 SMITH WESTERNS는 FIELD MICE, ORCHIDS 같은 90년대 초 영국 인디 챔버팝(chamber pop) 밴드들, 그리고 TEENAGE FANCLUB의 고급스러우면서도 백일몽 같은 기타팝 센스에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받았지만, 60년대 BEATLES, BYRDS 등의 교과서적인 고전 쟁글팝(jangle pop) 기타 멜로디와 하모니를 나른하고 여성스러운 무드로 혼합하여 기존의 기타팝 밴드들과는 색다른 느낌의 고전주의적 인디 기타팝 사운드를 창출해낸다.

이번에 발매된 그들의 두번째 정규 앨범 [Dye The Blonde]는 데뷔 앨범 [Smith Westerns (2009)] 에서 두드러졌던 순수한 lo-fi 어프로치를 과감하게 버리고 좀 더 디지털화된 녹음 방식으로 앨범의 음질, 음향 수준을 업그레이드 시켰다. 이 때문에 무엇보다 멤버 전원의 연주 능력이 데뷔 앨범보다 더 '확실하게' 귀를 자극시키는데, 존 레논을 연상시키는 밴드의 프론트맨 컬렌 오모리(Cullen Omori)의 가성섞인 보이스는 기타-베이스-드럼의 연주 영역을 크게 침범하지 않으면서 깨끗한 톤으로 자신만의 개성을 발산하고, 노엘 갤러거와 존 스콰이어, 혹은 조지 해리슨이 같이 협연을 하는 듯한 SMITH WESTERNS 특유의 트윈 기타 시스템은 아레나록(arena rock), 드림팝(dream pop), 글램록(glam rock), 브릿팝(brit pop), 슈게이징(shoegazer) 등의 영역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기타 하모니의 아름다움을 다양한 색깔로 쉽고 유연하게 창조해낸다.

스코틀랜드 기타팝의 잔상을 밴드 특유의 하모니로 승화시킨 첫번째 트랙 "Weekend"를 시작으로 팝 보컬과 록 기타의 경계를 무너뜨렸던 TEENAGE FANCLUB의 이율배반적 미학을 빼닮은 "Still New", THIN LIZZY를 연상시키는 멜로딕 트윈 기타 협주곡 "End of the Night", Stone Roses1-2집을 섞어 놓은 듯한 "Dance Away" 등에 이어 비틀즈를 향한 무한한 경배의 곡 "Dye the World" 로 마무리한 이 앨범은, 대영제국 모던록의 마지막 전성기였던 90년대 기타 팝 싸운드를 고상하면서도 쾌활명랑한 논조로 (예상과는 달리 발라드 곡이 하나도 없다!) 재현해내는 데 무난히 성공하고 있다.

하지만 쾌활하고 명랑함으로 가득찬 스무 살 배짱이들의 세상 걱정 없는 밴드 놀이는 과연 언제까지 계속될 수 있을까. 이들이 서른 살이 되어서도 과연 이런 젊음의 해피해피 무드와 태도를 유지하며 이 살벌한 음악계에서 살아남아 있을지... 아이돌 밴드가 되느냐 아니면 TEENAGE FANCLUB이나 FLEMING LIPS처럼 되느냐는 아마 다음 앨범에서 결판이 날 듯 하지만 적어도 이번 [Dye It Blonde]만큼은 더이상 '애송이 밴드'라고 부를 수 없을 정도로 완성단계에 접어든 이들의 연주/작곡 테크닉이 완벽한 형태로 담겨져 있는 기타팝 수작이라는 점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

RATING: 78/100

written by Byungkwan Cho

'REVIEWS > ALT & INDIE' 카테고리의 다른 글

THE SKULL DEFEKTS: Peer Amid (2011)  (1) 2011.04.01
BRAIDS: Native Speaker (2011)  (0) 2011.03.31
THE STROKES: Angles (2011)  (3) 2011.03.30
THE MOUNTAIN GOATS: All Eternals Deck (2011)  (0) 2011.03.29
STARFUCKER: Reptilians (2011)  (1) 2011.03.28